교제하던 상대방이 기혼자였다는 사실을 알았을 때

성적자기결정권 침해소송

교제하던 상대방이 알고 보니 기혼자였다면, 그 충격과 배신감은 이루 말할 수 없을 것입니다. 상대방이 기혼자라는 걸 알았을 때 대처부터 위자료를 받을 때까지 유념해야 할 모든 내용을 알아보겠습니다.

성적자기결정권 침해소송

이성교제(성관계 포함)를 하던 상대방이 기혼자(유부남, 유부녀)인걸 알게 되었다면, 그로 인한 정신적 고통에 따른 위자료(손해배상)를 청구할 수 있습니다.

상대방 혼인 여부 확인

이성교제 상대방이 기혼자일 수 있다는 의심이 드는 경우에는 상대방을 아는 지인 혹은 SNS 등을 통해 상대방의 혼인여부를 먼저 확인해야 합니다.

상대방 기망행위 정리

상대방이 명시적(적극적)으로 혹은 묵시적(소극적)으로 자신의 혼인사실에 관하여 기망한 내용들을 정리하고, 상대방을 추궁하는 대화 등 증거를 수집해야 합니다.

소송 및 조정

상대방과의 합의 또는 소송을 통해 정당한 사과와 보상을 받아야 하며, 필요하면 소송절차를 통해 상대방의 혼인여부 등 자세한 인적사항 등을 파악해야 합니다.

소송 마무리

자신의 혼인사실을 숨기고 이성교제를 하는 성적자기결정권 침해 사건은 재범률이 매우 높습니다. 다시는 이러한 행위를 하지 못하도록 높은 위자료를 받아내야 합니다.

성적자기결정권의 개념과 법적 의미

가. 성적 자기결정권의 의미

 

성적 자기결정권은 스스로 선택한 인생관 등을 바탕으로 사회공동체 안에서 각자가 독자적으로 성적 관념을 확립하고, 이에 따라 사생활의 영역에서 자기 스스로 내린 성적 결정에 따라 자기책임하에 상대방을 선택하고 성관계를 가질 권리를 의미합니다. (대법원 2020. 10. 29. 선고 2018도16466 판결)

 

나. 헌법적 근거

 

성적 자기결정권은 헌법 제10조에서 보장하는 개인의 인격권과 행복추구권에 근거하고 있습니다. 인격권과 행복추구권은 개인의 자기운명결정권을 전제로 하며, 이 자기운명결정권에는 성행위 여부 및 그 상대방을 결정할 수 있는 성적 자기결정권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헌재 2015. 2. 26. 선고 2009헌바17 결정)

 

다. 성적 자기결정권의 양면성

 

성적 자기결정권에는 두 가지 측면이 있습니다.

 

  • 적극적 측면: 자신이 하고자 하는 성행위를 결정할 권리
  • 소극적 측면: 원치 않는 성행위를 거부할 권리

혼인사실을 숨기고 교제한 경우의 성적자기결정권 침해

가. 법적 판단 기준

혼인사실을 숨기고 교제하는 행위가 성적자기결정권 침해로 인정되기 위한 판단 기준은 다음과 같습니다.

  • 상대방에게 적극적으로 허위의 사실을 고지하거나
  • 상대방으로 하여금 착오에 빠지도록 명시적 또는 묵시적으로 유도하는 행위

이러한 행위는 상대방의 성적자기결정권을 침해하는 불법행위에 해당합니다.

나. 판례의 입장

법원은 일관되게 혼인사실을 숨기고 교제하여 성관계를 맺은 경우, 이를 성적자기결정권 침해로 인정하고 있습니다:

“상대방이 혼인한 사람인지 여부는 성관계를 맺을 상대방 선택에 매우 중요한 기초가 되는 사실이므로, 일방이 자신의 혼인사실에 관하여 상대방에게 적극적으로 허위의 사실을 고지하거나, 상대방으로 하여금 착오에 빠지도록 명시적 또는 묵시적으로 유도하는 행위는 모두 상대방의 성적자기결정권을 침해하는 불법행위에 해당한다.”

다. 성적자기결정권 침해로 인한 손해배상 요건

성적자기결정권 침해로 인한 손해배상이 인정되기 위해서는 다음 요건이 충족되어야 합니다.

  • 행위자가 혼인한 상태일 것
  • 상대방에게 혼인사실을 숨기거나 허위로 고지했을 것
  • 상대방이 혼인사실에 관한 착오로 인해 성관계를 가졌을 것
  • 상대방이 정신적 고통을 입었을 것

라. 손해배상의 범위

혼인사실을 숨기고 교제하여 성적자기결정권을 침해한 경우, 주로 정신적 손해에 대한 위자료가 인정됩니다. 위자료 산정 시 고려되는 요소는 다음과 같습니다:

  • 교제 기간
  • 성관계의 횟수
  • 기망행위의 적극성 정도
  • 피해자가 받은 정신적 충격의 정도
  • 당사자들의 나이, 직업, 사회적 지위 등

마. 손해배상책임이 부정되는 경우

(1) 혼인사실을 알고 있었거나 알 수 있었던 경우

  • 상대방이 행위자의 혼인사실을 알고 있었거나, 쉽게 알 수 있었던 경우에는 성적자기결정권 침해가 인정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2) 교제 기간이 짧거나 관계가 깊지 않은 경우

  • 교제 기간이 아주 짧거나 관계가 깊지 않은 경우(예를 들어, 클럽 원나잇)에는 혼인사실을 고지할 의무가 인정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3) 적극적 기망행위가 없는 경우

  • 단순히 혼인사실을 말하지 않은 것만으로는 성적자기결정권 침해가 인정되지 않을 수 있으며, 적극적 혹은 소극적인 기망행위가 있어야 합니다.

성적자기결정권 침해소송 실제 사례

가. 성적자기결정권 침해소송 하급심 판례의 기본 법리

성적 자기결정권이란 스스로 선택한 인생관 등을 기초로 각자가 독자적으로 성적 가치관을 확립하고, 이를 바탕으로 자기 스스로 내린 결정에 따라 자기 책임 아래 상대방을 선택하고 성관계를 가질 권리를 의미하는바, 여성 입장에서도 상대 남성이 적극적인 애정을 표현하면서 성관계를 요구한다고 하더라도 혼전 성관계를 가질 것인지 여부는 여성 스스로 판단하고 그에 따르는 책임도 스스로 지는 것이 원칙이기는 하나, 위와 같은 성적 자기결정권은 누구나 다른 사람으로부터 부당한 간섭을 받지 아니하고 자신의 자유로운 의사에 기하여 상대방을 선택하고 성관계를 가질 권리를 의미하고, 나아가 우리 사회의 혼인과 성행위에 대한 인식, 이에 대한 평가 등에 비추어 볼 때 상대방이 결혼을 한 사람인지 여부는 성관계를 맺을 상대방을 선택함에 있어 매우 중요한 기초가 되는 사실이므로, 일방이 자신의 혼인사실에 관하여 상대방에게 적극적으로 허위의 사실을 고지하거나, 상대방으로 하여금 착오에 빠지도록 명시적 또는 묵시적으로 유도하는 행위는 모두 상대방의 성적 자기결정권을 침해하는 것으로 불법행위에 해당한다.

나. 성적자기결정권 침해소송 하급심 사례

(1) A는 B와 혼인한 이후로도 그러한 사실을 C에게 숨기고 계속 교제하며 성관계까지 가진 사실을 인정할 수 있고, 결혼을 전제로 교제하던 미혼 여성인 C에게 그러한 사실을 숨기고 적극적으로 부모님께 인사를 가자고 기망하는 등 A가 자신과 결혼할 사람이라고 생각하도록 한 일련의 행위는 C의 성적 자기결정에 관한 자유로운 의사결정을 방해하여 결국 성적 자기결정권을 침해한 것으로 불법행위에 해당한다고 봄이 타당하다.

A와 C 사이의 교제 경위 및 기간, 성관계 전후의 정황, A로 인하여 입은 C의 정신적 충격, A와 C의 나이, 직업 등 여러 사정을 참작하여 보면 C에 대한 위자료 액수는 10,000,000원으로 정함이 타당하다.

(2) 피고는 혼인한 사실과 원고와의 결혼가능성에 관하여 원고로 하여금 착오에 빠지도록 행동함으로써 원고의 성적자기결정권을 침해하였다고 할 것이고, 이로 인하여 원고가 정신적 고통을 받았음은 경험칙상 명백하다.

원고와 피고가 만난 경위, 원고와 피고의 교제기간, 교제의 경위와 태양, 교제 전후 피고가 보인 언행, 피고의 기망행위의 내용 및 정도, 원고와 피고의 연령, 기타 이 사건 변론에 나타난 여러 사정을 참작하면 위자료는 9,000,000원으로 정함이 상당하다.

(3) 원고는 결혼적령기의 미혼여성으로, 미혼인 척 행세하면서 신분과 이름마저 도용한 피고에게 속은 채로 피고와 교제를 시작하고, 성관계를 맺게 되었다.

미혼여성에게 상대방의 기혼여부는 교제를 결정함에 있어 매우 중요한 요소임에도 피고는 이를 속이고, 심지어 자신의 신분과 이름마저 속였는바, 피고의 이러한 행위는 원고의 성적자기결정권을 침해하는 불법행위에 해당한다.

나아가 위자료의 액수에 관하여 보건대, 원고와 피고가 사귀게 된 경위와 경과 및 정도, 피고가 한 기망행위의 내용과 정도 등 변론에 나타난 제반 사정을 두루 참작하여 10,000,000원으로 정한다.

(4) 피고는 법률상 혼인을 한 배우자가 있는 사람으로서 미혼 여성인 원고에게 혼인사실을 숨기고 적극적인 구애를 하여 원고와 성관계를 갖게 되었는바, 원고는 피고의 묵시적인 기망행위로 피고의 혼인사실에 관하여 착오에 빠져 피고와 성관계를 갖게 되었으므로, 피고의 행위는 원고의 성적 자기결정에 관한 자유로운 의사결정을 방해하여 성적 자기결정권을 침해한 것으로 불법행위에 해당한다.

나아가 원고와 피고가 만난 경위, 원고와 피고의 교제기간 및 교제의 정도, 교제 전후 피고가 보인 언행, 피고의 기망행위의 내용 및 정도, 원고와 피고의 연령, 피고의 혼인사실을 알게 됨에 따라 원고가 받았을 당혹감과 배신감, 기타 이 사건 변론에 나타난 여러 사정을 참작하면 위자료는 5,000,000원으로 정함이 상당하다.

(5) 민법 제751조 제1항에서 말하는 “기타 정신상 고통”에는 ‘상대방을 독신으로 알았으나 사실은 혼인관계가 유지 중에 있어 자기 자신은 상대방과의 관계에서 내연녀나 불륜관계가 됨으로써 입게 되는 정신상 고통’도 포함되어 있다고 봄이 타당하다.

원고는 피고의 혼인관계를 알았더라면 피고와 연인관계로 발전하여 성관계를 갖지 않았을 것으로 보이고, 피고가 원고에게 자신의 혼인관계에 대해서 거짓말하여 속인 이상, 피고의 위와 같은 일련의 행위들은 원고의 성적 자기결정권을 침해한 것으로서 위법하다.

피고는 불법행위로 원고에게 정신적 고통을 가하였으므로 손해배상으로 위자료를 지급할 책임이 있는바, 원고와 피고의 관계, 이 사건 불법행위의 발생 경위 및 불법정도, 불법행위고 인한 교제 기간, 이 사건 불법행위 후 피고의 태도 등 이 사건 변론에 나타난 여러 사정을 고려하여, 원고가 입은 정신적 고통에 대하여 피고가 지급할 위자료의 액수를 17,000,000원으로 정한다.

(6) 피고가 사실은 유부남인데도 이혼남처럼 행세하면서 이에 속은 이혼녀인 피고와 2019. 12. 10.경부터 2020. 4. 12.경까지 수시로 성관계를 하여 온 사실이 인정되는바, 이와 같은 피고의 행위는 원고의 성적자기결정권을 침해하는 불법행위에 해당되고, 피고의 이와 같은 불법행위로 인하여 원고가 정신적 고통을 받았을 것임은 경험칙상 명백하므로, 피고는 원고에게 그 정신적 고통에 대한 위자료를 지급할 의무가 있다.

나아가 위자료의 액수에 관하여 보건대, 원고와 피고가 만나 사귀게 된 경위, 원고와 피고의 교제기간, 피고가 한 기망행위의 내용과 정도, 그로 인한 원고의 충격, 원고와 피고의 연령 등 이 사건 변론에 나타난 제반 사정을 참작하여 1,700만 원으로 정한다.

(7) 피고는 법률상 혼인을 한 배우자가 있는 사람으로서 미혼 여성인 원고에게 혼인사실을 숨기고 원고를 기망하여(배우자를 예전에 사귄 여자친구라고 하였다) 교제를 하였는바, 이러한 행위는 원고의 성적 자기 결정에 관한 자유로운 의사결정을 방해하여 성적 자기결정권을 침해한 것으로 불법행위에 해당한다.

원고와 피고가 만난 경위, 원고와 피고의 교제기간, 교제 전후 피고가 보인 언행, 피고의 기망행위의 내용 및 정도, 원고와 피고의 연령, 피고의 혼인사실을 알게 됨에 따라 원고가 받았을 당혹감과 배신감, 기타 이 사건 변론에 나타난 여러 사정을 참작하면 위자료는 1,800만 원으로 정함이 타당하다.

(8) (전략) … 만일 일방이 성관계를 위해 상대방에게 자신의 혼인 여부 및 향후의 관계 설정에 관하여 허위 사실을 적극적으로 고지하거나 상대방으로 하여금 착오에 빠지도록 유도하였고 상대방 입장에서 위와 같이 착오가 성관계를 가지게 된 중요한 동기가 되었다면, 위와 같은 기망행위는 법적으로 용인되는 정도를 넘는 반사회적 행위로서 민법 제750조에서 불법행위 요건으로 삼은 ‘위법행위’에 해당할 수 있으므로, 이는 경우에 따라 민사상 불법행위를 구성할 수 있다 할 것이다.

… (중략) … 나아가 위자료 금액에 관하여 보건대, 위에서 인정한 여러 사실들과 이 사건 변론에 나타난 모든 사정을 종합할 때 피고가 원고에게 배상할 금액은 1,500만 원 정도가 합당해 보인다.

(9) 미혼인 당사자에게 있어서 상대방이 기혼자인지 여부는 교제나 관게 유지 여부 등을 결정하는 데 중요한 사항에 해당한다. 그런데 위 인정사실과 위 각 증거를 종합하여 알 수 있는 원고와 피고의 교제 경위, 교제 내용을 비롯하여 원고가 피고의 남편을 만난 2020. 7. 26. 이후 원고와 피고의 대화 내용 및 피고의 답변 태도 등에 비추어보면, 피고는 배우자가 있는 기혼 여성임에도 원고에게 이를 알리지 아니한 채 미혼인 것처럼 행동하여 원고와의 교제를 지속하였다고 봄이 상당하고, 피고가 주장하는 사정들만으로는 원고가 피고의 혼인 사실을 알면서도 피고와 교제를 계속하였다거나 원고가 피고와의 교제 여부를 결정함에 있어 피고의 혼인 여부는 고려사항이 아니었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다.

피고의 위와 같은 행위는 원고의 성적 자기결정권, 자유로운 의사결정권을 포함한 인격권을 침해한 것으로써 민법 제750조의 불법행위에 해당하고, 이로 인하여 원고가 피고의 혼인 사실을 알게 된 후 상당한 정신적 충격을 받았을 것임은 경험칙상 명백하므로, 피고는 원고에게 위와 같은 불법행위로 인하여 원고가 입게 된 정신적 손해를 금전으로나마 위자할 의무가 있다.

원고의 피고의 나이, 교제 경위 및 기간, 정도, 혼인 여부에 관한 피고의 착오유발 행위의 내용 및 정도, 혼인관계가 드러난 이후 원고와 피고의 태도를 비롯한 이 사건 변론에 나타난 여러 사정을 참작하여 보면, 피고가 원고에게 지급하여야 할 위자료의 액수는 8,000,000원으로 정함이 타당하다.

(10)  피고는 배우자(妻)가 있는 사람이면서도 미혼인 것처럼 행세하면서 원고에게 접근하여 만남을 유도하였고, 원고는 피고가 미혼 남성으로서 이성교제를 원하는 사람으로 알고 피고와 교제를 시작하였다. 원고와 피고는 피고가 원고에게 유부남이라는 사실을 실토한 2020. 9. 5.경까지 교제하면서 호텔 등지에서 여러 번 성관계 또는 유사성행위를 하는 등으로 연인관계를 유지하였다. 

사람이 교제 상대를 선택하고 그 범위를 정하는 데에는 여러 요인이 작용할 수 있고, 그 중에는 상대방의 혼인 여부나 상대방과의 혼인 가능성도 포함될 수 있다. 그러한 사항에 관해 적극적 혹은 소극적 언동을 통해 허위사실을 고지하는 방법으로 상대방을 착오에 빠뜨려 성행위를 포함한 교제 관계를 유도하거나 지속하는 행태는 기망으로 상대방의 ‘성적 자기결정권’을 침해하는 불법행위에 해당한다.

또한, 혼인빙자간음죄가 폐지됐다고 해서 이러한 행위에 따른 민사적 책임마저 부정될 수는 없다며 B씨는 A씨를 기망해 A씨의 성적 자기결정권을 침해했고, 상당한 정신적 고통을 안겨줬다고 볼 수 있어 불법행위에 따른 손해배상책임을 져야 한다.

한편, 기망의 수단과 방법, 교제 기간, A씨의 연령 등 여러 사정을 고려할 때 A씨의 정신적 고통에 상응하는 위자료 액수는 3,000만원으로 정함이 타당하다. 설령 B씨의 주장처럼 A씨가 B씨의 혼인관계를 인식했거나 인식할 수 있었다고 하더라도 그러한 사정이 B씨의 불법행위 성립 여부에 영향을 미친다고 볼 수는 없다.

(11) 성적 자기 결정권은 스스로 선택한 인생관 등을 기초로 각자가 독자적으로 성적 가치관을 확립하고, 이를 바탕으로 자기 스스로 내린 결정에 따라 자기 책임 아래 상대방을 선택하고 성관계를 가질 권리를 의미하는바, 상대방이 적극적인 애정을 표현하면서 성관계를 요구하더라도 혼전 성관계를 가질 것인지 여부는 스스로 판단하고 그에 따르는 책임도 스스로 지는 것이 원칙이기는 하나, 위와 같은 성적 자기 결정권은 누구나 다른 사람으로부터 부당한 간섭을 받지 아니하고 자신의 자유로운 의사에 기하여 상대방을 선택하고 성관계를 가질 권리를 의미하고, 나아가 우리 사회의 혼인과 성행위에 대한 인식, 이에 대한 평가 등에 비추어 볼 때 상대방이 결혼을 한 사람인지 여부는 성관계를 맺을 상대방을 선택함에 있어 매우 중요한 기초가 되는 사실이므로, 일방이 자신의 혼인사실에 관하여 상대방에게 적극적으로 허위의 사실을 고지하거나, 상대방으로 하여금 착오에 빠지도록 명시적 또는 묵시적으로 유도하는 행위는 모두 상대방의 성적 자기 결정권을 침해하는 것으로 불법행위에 해당한다.

이 사건에 관하여 보건대, 앞서 인정한 사실 및 앞서 든 증거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보면, 피고는 비록 혼인신고를 마치지지는 않았으나 결혼식을 올리고 현재 동거하는 사실혼 배우자가 있는 사람이면서도 배우자가 없는 여성인 원고에게 그와 같은 사실을 적극적으로 숨긴 채 원고와 만남을 유지하면서 성관계를 맺었음이 인정된다. 이에 따르면 원고는 피고의 기망행위로 인하여 피고의 혼인사실에 관하여 착오에 빠져 피고와 연인관계가 되고 성관계까지 갖게 된 것이므로, 이러한 피고의 행위는 원고의 성적 자기결정에 관한 자유로운 의사결정을 방해하여 성적 자기결정권을 침해하는 것으로 불법행위에 해당한다. 이러한 피고의 불법행위로 인하여 미혼 여성인 원고가 정신적 고통을 받았음은 경험칙 상 명백하므로, 피고는 원고가 입은 정신적 고통에 대하여 금전적으로나마 위자할 의무가 있다.

이에 대하여 피고는, 원고와 피고가 결혼을 전제로 성관계를 맺은 것은 아니어서, 피고가 결혼을 하였는지 여부나 동거 중인 여성이 있는지 여부는 원고에게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않으므로, 설령 피고가 원고에게 위와 같은 사실을 숨겼더라도 원고의 성적 자기결정권을 침해하지는 않는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앞서 든 증거들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보면, 피고는 자신이 미혼일 뿐만 아니라 오래 만난 여자친구도 없다고 직접 드러내면서 원고에게 애정을 표현해 왔고, 원고는 피고에게 ‘좋은 사람 만나서 즐겁게 살고싶어’, ‘그래서 가족이 있었으면 좋겠어’라고 표현하는 등 미혼 남녀 간 애정을 바탕으로 하여 진지한 교제의사를 가지고 있었다고 충분히 인정할 수 있는바, 피고가 결혼식을 올리고 동거하는 여성이 있음에도 그러한 사정을 숨기고 자신이 미혼일 뿐만 아니라 오래 만난 여자친구도 없다고 원고를 적극적으로 기망한 행위는 원고의 자유로운 의사결정을 방해하여 성적자기결정권을 침해한 것에 해당할 뿐만 아니라 교제 당사자 사이의 신의성실의무를 위반한 것으로 법적인 비난을 받을 정도의 기망행위에 해당하여 원고에 대한 불법행위를 구성한다고 봄이 타당하다. 따라서 피고의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원고와 피고가 만난 경위, 원고와 피고의 교제기간, 피고의 기망행위의 내용 및 정도, 원고와 피고의 나이, 피고가 기혼자임이 밝혀진 후 보인 언행, 원고의 피해 정도 등 이 사건 변론 과정에 나타난 여러 사정을 고려하여, 피고가 원고에게 지급하여야 할 위자료 액수를 20,000,000원으로 정한다.

(12) 성적 자기결정권은 스스로 선택한 인생관 등을 기초로 각자가 독자적으로 성적 가치관을 확립하고, 이를 바탕으로 자기 스스로 내린 결정에 따라 자기 책임 아래 상대방을 선택하고 성관계를 가질 권리를 의미하는바, 여성 입장에서도 상대 남성이 적극적인 애정을 표현하면서 성관계를 요구한다고 하더라도 혼전 성관계를 가질 것인지 여부는 여성 스스로 판단하고 그에 따르는 책임도 스스로 지는 것이 원칙이기는 하나, 위와 같은 성적 자기 결정권은 누구나 다른 사람으로부터 부당한 간섭을 받지 아니하고 자신의 자유로운 의사에 기하여 상대방을 선택하고 성관계를 가질 권리를 의미하고, 나아가 우리 사회의 혼인과 성행위에 대한 인식, 이에 대한 평가 등에 비추어 볼 때 상대방이 결혼을 한 사람인지 여부는 성관계를 맺을 상대방을 선택함에 있어 매우 중요한 기초가 되는 사실이므로, 일방이 자신의 혼인사실에 관하여 상대방에게 적극적으로 허위의 사실을 고지하거나, 상대방으로 하여금 착오에 빠지도록 명시적 또는 묵시적으로 유도하는 행위는 모두 상대방의 성적 자기결정권을 침해하는 것으로 불법행위에 해당한다.

위 인정 사실에 의하면, 피고는 법률상 혼인을 한 배우자가 있는 사람으로서 미혼인 원고에게 혼인 사실을 숨기고 만남을 유지하고 원고로 하여금 피고를 자신의 연인이라고 생각하도록 하여 여러 차례 성관계를 갖게 하였는바, 이와 같은 행위는 원고의 성적 자기결정권을 침해한 것으로 불법행위에 해당하고, 이로 인하여 원고가 정신적 고통을 받았음은 경험칙상 명백하므로, 피고는 원고가 입은 정신적 고통에 대하여 금전적으로나마 위자할 의무가 있다.

원고와 피고가 만난 경위, 원고와 피고의 교제기간, 피고의 기망행위의 내용 및 정도, 원고와 피고의 나이, 양자가 헤어지게 된 경위 등 이 사건 변론 과정에 나타난 여러 사정을 참작하면, 피고가 원고에게 지급하여야 할 위자료 액수를 1,000만 원으로 정함이 타당하다.

(13) 위 기초사실과 앞서 든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사실들을 종합하면, 피고는 법률상 혼인을 한 배우자가 있는 사람이면서도 미혼 여성인 원고에게 혼인사실을 숨긴 채 적극적인 구애를 하여 그 사실을 모르는 원고로 하여금 피고와 사귀는 관계에 이르도록 하였고, 이후 약 2년 동안 자신이 기혼자임을 숨기고 원고와 사귀어서 이를 모르는 원고로 하여금 진지하게 연인관계를 지속하게 하였으며 그 과정에서 원고에게 수십 차례 성관계를 요구하여 원고로 하여금 그에 응하도록 하였음이 인정된다. 이에 따르면 원고는 피고의 묵시적인 기망행위로 인하여 피고의 혼인사실에 관하여 착오에 빠져 피고와 연인관계가 되었고 성관계를 갖게 된 것이므로, 이러한 피고의 행위는 원고의 성적 자기결정에 관한 자유로운 의사 결정을 방해하여 성적 자기결정권을 침해하고 인격권도 침해한 것이어서 불법행위에 해당한다. 이러한 피고의 불법행위로 인하여 미혼 여성인 원고가 정신적 고통을 받았음은 경험칙 상 명백하므로, 피고는 원고가 입은 정신적 고통에 대하여 금전적으로나마 위자할 의무가 있다.

원고와 피고의 나이와 신분, 원고와 피고가 만나고 연인관계가 된 경위, 원고와 피고의 교제 기간과 교제의 내용과 정도, 피고의 기망행위의 내용 및 정도, 피고가 기혼자임이 밝혀진 후 피고가 보인 언행, 피고의 혼인사실을 알게 된 후 원고가 우울에피소드를 앓게 된 점, 기타 이 사건 변론에 나타난 여러 사정을 참작하면 위자료는 20,000,000원으로 정함이 상당하다.

(14) 이 사건에 관하여 보건대, 위 인정사실에 의하면 피고는 법률상 혼인을 한 배우자가 있는 사람으로서 혼인을 하지 않은 원고에게 혼인 사실을 숨기고 만남을 유지하였고, 혼인하지 않은 원고로 하여금 피고를 법률상 혼인 상대방이 될 수 있는 기대를 갖게 하거나 적어도 연인이라고 생각하게 하면서 피고와 교제하면서 여러 차례 성관계를 갖게 하였다. 이와 같은 피고의 행위는 원고의 성적 자기결정에 관한 자유로운 의사결정을 방해하여 원고의 성적 자기결정권을 침해한 것으로 불법행위에 해당하고, 이로 인하여 원고가 정신적 고통을 받았음은 경험칙상 명백하므로, 피고는 원고가 입은 정신적 고통에 대하여 금전적으로 위자할 의무가 있다.

이에 대하여 피고는, 원고와 만나는 동안 D와 사실상 이혼 상태이었고, 원고에게 혼인할 수 없다고 말하는 등 원고와 혼인을 전제로 만나지 않았으므로 원고를 기망하지 않았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경험칙상 피고의 혼인 사실은 원고가 피고와의 만남을 시작하고 성관계를 가지며 그와 같은 만남을 유지하는 결정을 함에 있어서 매우 중요한 고려사항임에도, 앞서 본 바와 같이 피고는 약 2년 10개월 동안 원고와 만나면서 여러 차례 성관계를 하는 과정에서 자신이 혼인한 사실을 밝힌 적이 한 번도 없으므로, 원고는 피고의 기망행위로 인하여 잘못된 결정에 이르게 됨으로써 자신의 성적 자기결정권을 침해당한 것인 점, 이 사건 불법행위의 내용은 원고가 성관계의 상대방을 선택할 수 있는 권리를 침해당했다는 것으로 이는 원고가 피고를 처음부터 혼인을 전제로 만났는지 여부와는 관계가 없는 점에 비추어 보면, 피고의 위 주장만으로는 위와 같은 불법행위가 성립한다는 점을 뒤집을 수 없다. 따라서 피고의 주장은 이유 없다.

앞서 인정한 사실과 원고와 피고의 나이와 직업, 원고와 피고가 만나게 된 경위, 피고의 기망 내용 및 정도, 교제기간, 피고가 기혼자임이 밝혀진 후에 보인 언행, 원고의 피해 정도(특히 원고가 임신중절수술을 받았고, 그 수술이 장래에 원고의 정신적, 신체적 건강에 미칠 부정적 영향이 큰 점) 등 이 사건 변론에 나타난 여러 사정을 고려하면, 위자료의 액수는 30,000,000원으로 정함이 타당하다.

(15) 위 인정사실에 의하면, 피고는 처음부터 자신이 배우자 있는 유부녀라는 사실을 원고에게 숨기고 피고와 결혼을 고려하는 것처럼 거짓말하여 원고를 기망하였고, 원고는 피고의 말에 속아 그가 유부녀인 사실을 알지 못한 채 만남을 시작하면서 성관계까지 갖게 되었음을 알 수 있는바, 이러한 피고의 행위는 원고의 성적자기결정권을 침해하는 불법행위에 해당되고, 피고의 이와 같은 불법행위로 인하여 원고가 정신적 고통을 받았을 것임은 경험칙 상 명백하므로, 피고는 원고에게 그 정신적 고통에 대한 위자료를 지급할 의무가 있다.

이에 대하여 피고는, 피고가 유부녀인 사실을 원고가 알고 사귀기 시작하였다는 취지로 주장하나, 을 제1호증의 기재 및 증인 C의 증언만으로 이를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만한 증거가 없으므로, 피고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

원고와 피고가 처음 만나서 사귀게 된 경위, 원고와 피고의 교제기간, 피고가 한 기망행위의 내용과 정도, 원고와 피고의 연령 등 이 사건 변론에 나타난 여러 사정들을 고려하면, 피고가 원고에게 지급하여야 할 위자료의 액수를 10,000,000원으로 정함이 상당하다.

(16) 위 인정사실에 의하면, 피고는 법률상 혼인을 한 배우자가 있는 사람으로서 결혼 적령기에 있는 미혼 여성인 원고에게 그러한 사실을 적극적으로 숨기고 자신이 미혼이라고 기망한 후 피고를 자신의 연인이라고 생각하도록 한 일련의 행위는 원고의 성적 자기 결정에 관한 자유로운 의사결정을 방해하여 결국 성적 자기 결정권을 침해한 것으로 불법행위에 해당한다.

원고가 미혼 여성으로서 이로 인하여 정신적 고통을 받았음을 경험칙상 명백하므로 피고는 원고가 입은 정신적 고통을 금전적으로나마 위자할 의무가 있다.

원, 피고 사이의 교제 경위 및 기간, 혼인관계에 관한 피고의 기망 정도, 원고의 낙태 횟수 및 그 이후의 정황, 피고로 인하여 입은 원고의 정신적 충격 및 그로 인한 증상, 원고와 피고의 나이, 직업 등 이 사건 변론에 나타난 여러 사정을 참작하여 원고에 대한 위자료 액수를 3,000만 원으로 정한다.

(17) 사람이 교제 상대를 선택하고 성관계를 포함한 교제 범위를 정하는 데에는 여러 요인이 작용할 수 있고 그중에는 상대방의 혼인 여부나 상대방과의 혼인 가능성도 포함될 수 있는데, 그러한 사항에 관하여 적극적 · 소극적 언동을 통해 허위사실을 고지하는 방법으로 상대방을 착오에 빠뜨려 성행위를 포함한 교제 관계를 유도하거나 지속하는 행태는 기망으로 상대방의 성적 자기결정권을 침해하는 것으로 불법행위에 해당한다.

이 사건에 관하여 보건대, 앞서 인정한 사실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원고는 피고가 유부남인 사실을 알지 못한 채 피고와 교제를 하고 성관계로 나아간 사실을 인정할 수 있고, 이후 피고가 유부남인 사실을 알게 됨으로써 원고가 이로 인한 정신적 고통을 받았을 것임은 경험칙상 명백하므로, 피고는 위와 같은 불법행위로 인하여 원고가 입은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

이에 대하여 피고는, 20OO. OO.경 원고에게 자신이 기혼자라는 사실을 알려 주었으므로, 원고의 인격권 및 성적 자기결정권이 침해되었다고 볼 수 없다는 취지로 주장하나, 원고가 피고가 유부남이라는 사실을 알게 된 이후에도 피고와 만남을 유지하였다고 하더라도, 피고는 원고와 교제를 시작하는 과정에서 기혼자라는 사실을 말하지 아니하였고, 그 과정에서 성관계를 맺은 이상 그 자체로써 원고의 성적 자기결정권을 침해하는 불법행위를 한 것에 해당하는 점, 원고가 피고가 유부남이라는 사실을 알면서 만남을 유지한 기간 동안에도 피고는 원고에게 배우자와의 혼인 관계를 정리할 듯한 태도를 취하였던 것으로 보여지는 점에 비추어 보면, 피고가 주장하는 사정이 불법행위 성립에 영향을 미친다고 볼 수 없으므로, 피고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

피고가 지급하여야 할 손해배상금의 범위에 관하여 보건대, 앞서 든 증거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 즉 원고와 피고가 만난 경위 및 교제 기간, 피고의 기망행위의 내용 및 정도, 원고와 피고의 연령, 원고의 피해 정도 등을 참작하여, 피고가 원고에게 지급하여야 할 위자료 액수를 3,000만 원으로 정한다.

(18) 살피건대, 위 인정사실에 의하면, 피고는 미혼 여성인 원고에게 혼인사실을 속이고 미혼 남성인 것처럼 행세하면서 원고를 기망하였고, 원고는 피고의 거짓말에 속아 그가 법률상 혼인을 한 배우자가 있는 사람임을 알지 못한 채 만남을 시작하였고, 약 3개월 동안 교제하면서 수차례 성관계를 가졌는바, 이러한 피고의 행위는 원고의 성적 자기결정권을 침해하는 불법행위에 해당한다. 그리고 이로 인하여 원고가 정신적 고통을 받았음은 경험칙상 명백하므로, 피고는 원고가 입은 정신적 고통에 대하여 금전적으로나마 위자할 의무가 있다.

원고와 피고가 만난 경위, 원고와 피고의 교제기간, 피고의 기망행위의 내용 및 그 수단과 방법, 원고와 피고의 나이, 이 사건으로 인한 원고의 피해 정도 등 이 사건 변론에 나타난 여러 사정들을 고려하면, 피고가 원고에게 지급하여야 할 위자료의 액수는 20,000,000원으로 정함이 상당하다.

(19) 원고와 피고가 교제에 이르게 된 경위, 만남의 빈도, 피고가 유부남이라는 사정이 발각된 이후에 원고에게 보인 태도, 교제 전․후의 상황 기타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알 수 있는 아래의 여러 사정을 참작하여, 피고가 지급할 위자료를 원고가 구하는 30,000,100원으로 정한다.

○ 성적자기결정권은 다른 사람으로부터 부당한 간섭을 받지 않고 자신의 자유로운 의사에 기하여 상대방을 선택하고 성관계를 가질 권리로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와 밀접한 기본권에 해당한다.

○ 상대방이 혼인한 사람인지 여부는 성관계를 맺을 상대방 선택에 매우 중요한 기초가 되는 사실이고 일방이 자신의 혼인사실에 관하여 상대방에게 적극적으로 허위의 사실을 고지하거나 상대방으로 하여금 착오에 빠지도록 명시적 또는 묵시적으로 유도하는 행위는 모두 상대방의 성적자기결정권을 침해하는 것으로 비난가능성이 매우 크다.

○ 원고가 피고와 교제한 기간이 짧지 않고 교제관계가 종료된 것도 피고가 유부남인 사실이 원고에게 발각되었기 때문으로 보인다.

○ 원고로서는 피고와 혼인을 염두에 두고 진지하게 교제하면서 가족을 소개하기까지 한 것으로 보인다. 피고는 당초부터 혼인관계 밖에 있는 원고와는 교제, 혼인 및 성관계가 일체 허용되지 않는 상태에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기만적인 방법으로 원고의 마음을 악용하여 원고를 존엄한 인격체로 대우하지 아니하고 원고의 성적자기결정권을 침해하였다.

○ 연인관계는 친구, 동료, 지인 등 친밀한 다른 인간관계로도 대체하기 힘든 내밀하고 배타적․독점적인 관계라고 봄이 상당한데, 피고는 자신을 연인으로 신뢰한 원고에 대한 인간으로서의 신뢰를 저버렸다.

○ 피고는 이 사건 소송에서조차 원고가 혼인 여부를 묻지 않아 말하지 않은 것에 불과하다고 변명하는 등 자신의 잘못을 과소평가하고 있다. 피고의 행위는 시간의 흐름, 사정변경 등에 의한 관계의 변화 때문에 벌어진 일이 아니라 관계 초기부터 의도적으로 저지른 불법행위에 해당하여 비난가능성이 더욱 크고, 피고에게는 어떠한 변명의 여지도 찾아보기 어렵다.

(20) 앞서 본 사실 및 증거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을 고려하여 보면, 피고가 원고와의 교제 당시 자신을 미혼이라고 속여 원고와의 연인관계를 유지한 행위는 원고의 성적 자기결정권을 침해한 것으로서 원고에 대한 불법행위를 구성한다고 봄이 상당하다.

① 피고는 법률상 배우자와 그 사이 자녀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미혼이라고 원고에게 자신을 소개하면서 곧 원고와 결혼할 것처럼 행동하여 원고와 교제를 하고 성관계를 하였다. 이후 원고는 피고가 기혼임을 알고 피고와 교제를 중단하였다. 이에 원고로서는 피고가 혼인생활을 유지하고 있었다는 사실을 알았다면 피고와의 연인관계를 유지하지 않았을 것으로 보인다.

② 피고는 교제기간 중 원고의 가족과 교류를 하거나 원고와 청첩장이나 신혼집에 관하여 의논하는 등 원고와의 결혼을 예정하고 있는 듯한 행동을 하였다. 이러한 점에 비추어 보면 피고도 원고가 결혼을 전제로 자신과 교제하는 것임을 인식하고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③ 결혼적령기에 있는 미혼 여성에게 있어, 상대방이 기혼자인지 여부는 혼인의사나 교제 여부를 결정하는 데 있어 중요한 사항이라고 할 것이므로, 비록 원고와 피고가 교제 중에 확정적으로 혼인으로 하기로 약속한 사실은 없다고 하더라도, 피고의 경우와 같이 적극적으로 혼인여부에 관한 허위사실을 고지하거나, 상대방과의 결혼을 예정하고 있는 듯한 행동을 취한 것은 교제 당사자 사이의 신의성실의 의무를 위반한 것으로 법적인 비난을 받을 정도의 기망행위에 해당한다.

위와 같은 피고의 불법행위로 원고가 정신적 고통을 받았을 것임은 경험칙상 명백하므로 피고는 원고에게 금전으로나마 이를 위자할 의무가 있다고 할 것인바, 앞서 인정한 사실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되는 원․피고 사이의 교제 기간과 교제 경위, 피고의 기망 행위의 내용 및 정도, 원고와 피고의 나이 등을 참작하여 보면, 원고에 대한 위자료 액수는 20,000,000원으로 정함이 상당하다.

(21) 이 사건에 관하여 보건대, 피고는 미혼 여성인 원고와 교제 도중에 다른 사람과 결혼식을 올렸으면서도 원고에게 이를 숨긴 채 함께 지방여행도 가면서 만남을 유지하였고, 원고는 피고의 이런 행동으로 인해 성관계까지 갖게 되었는바, 이러한 피고의 행위는 원고의 성적 자기결정권을 침해한 불법행위에 해당한다고 봄이 타당하므로, 피고는 그로 인하여 원고가 입은 정신적 고통에 대한 위자료를 지급할 의무가 있다.

원고와 피고의 연령과 교제기간, 피고의 기망행위의 내용과 그 정도, 피고의 행위가 밝혀진 후 피고가 보인 태도, 피고가 C와 혼인신고까지 한 것은 아닌 점, 이 사건으로 인해 혼인 적령기 여성인 원고가 큰 정신적 충격을 받았을 것이 분명하고, 앞으로도 상당 기간 원고가 이성과의 관계를 유지함에 있어 부정적인 영향이 있을 것으로 보이는 점 등 이 사건 변론 과정에 나타난 여러 사정을 두루 참작하여, 피고가 원고에게 지급하여야 할 위자료 액수를 1,500만 원으로 정한다.

(22) 피고는 결혼 적령기의 미혼 여성인 원고에게 혼인 사실을 속이고 약 1년 동안 연인으로 교제하면서 성관계를 가짐으로써 원고의 성적 자기결정권을 침해하였다. 피고의 이러한 불법행위로 인하여 원고가 정신적 고통을 받았음은 경험칙상 명백하다. 따라서 피고는 금전적으로나마 이를 위자할 의무가 있다.

이에 대하여 피고는, 사실혼이 해소되지 않은 상태에서 혼인 사실을 숨기고 원고와 성관계를 가진 사실은 인정한다고 하면서도, 사실혼 관계가 실질적으로 파탄이 된 후 원고를 만나게 되었고, 사실혼 관계를 정리할 것이 명확하게 예견되었기에 원고와의 관계를 발전시킬 수 있었다고 주장한다.

먼저 피고의 주장에 관하여 살펴본다. 피고는 2021. 8.경 기망 당한 사실을 알고 항의 전화를 한 원고에게 미안하다는 말만 하였을 뿐, 그 이후 사실혼 관계를 정리하기 위한 어떠한 행동도 한 바 없고(그 전에도 이러한 행동을 하였다는 증거는 전혀 없다), 원고에게 자신의 사정 즉, 사실혼이 실질적으로 파탄된 상황에서 원고와 만났다는 것 등을 설명하면서 자신의 행위를 변명하거나 원고의 정신적 고통을 해소 또는 완화하기 위한 어떠한 자발적 행동도 한 바 없다. 이는 피고의 주장과 명백하게 배치된다. 피고의 주장은 이유 없다.

위자료의 액수에 관하여 본다. 피고의 기망행위의 내용과 정도, 원고가 피고에게 속아 피고와 교제한 기간, 원고의 연령, 가족관계, 기망행위가 발각된 후 피고가 보인 행태 등 변론에 나타난 여러 사정을 참작하여 피고가 지급할 위자료를 20,000,000원으로 정한다.

(23) 이 사건에 관하여 살피건대, 위 인정사실에 의하면, 피고는 법률상 혼인을 한 배우자가 있는 사람으로서 미혼인 원고에게 혼인사실을 숨기고 만남을 유지하고 원고로 하여금 피고를 자신의 연인 또는 혼인 상대라고 생각하도록 하여 수 십 차례 성관계를 갖게 하였는바, 이와 같은 행위는 원고의 성적 자기결정권을 침해한 것으로 불법행위에 해당한다. 이로 인하여 원고가 정신적 고통을 받았음은 경험칙상 명백하므로, 피고는 원고가 입은 정신적 고통에 대하여 금전적으로나마 위자할 의무가 있다.

이에 대하여 피고는, 피고가 원고를 혼인을 전제로 하여 만났던 것도 아니고 원고가 피고와 성관계를 가진 것은 피고의 원고에 대한 기망에 의한 것이 아니며, 원고와 피고 사이의 성관계는 원고 본인의 결정에 따른 것이므로 피고가 원고의 성적 자기결정권을 침해하지 않았다는 취지로 주장한다. 하지만 경험칙상 피고의 혼인 사실은 원고가 피고와의 만남을 시작하고 성관계를 가지며 그와 같은 만남을 유지하는 결정을 함에 있어서 매우 중요한 고려사항이라고 보임에도 앞에서 본 바와 같이 피고는 원고와 만나서 수 십 차례 성관계를 하는 과정에서 자신이 혼인한 사실을 밝힌 적이 한 번도 없으므로, 원고는 피고의 기망으로 인하여 잘못된 결정에 이르게 됨으로써 자신의 성적 자기결정권을 침해당한 것인 점, 이 사건 불법행위의 내용은 원고가 성관계의 상대방을 선택할 수 있는 권리를 침해당했다는 것으로서 이는 원고가 피고를 처음부터 혼인을 전제로 만났는지 여부와는 관계가 없는 점에 비추어 보면, 피고의 위 주장만으로는 위와 같은 불법행위가 성립한다는 점을 뒤집을 수 없다. 따라서 피고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

원고와 피고가 만난 경위, 원고와 피고의 교제기간, 피고의 기망행위의 내용 및 정도, 원고와 피고의 연령, 피고가 기혼자임이 밝혀진 후 원고와 피고가 보인 언행, 원고의 피해 정도(특히 원고가 두 차례에 걸쳐 임신중절수술을 받았고 그 수술이 장래에 원고에게 미칠 부정적인 영향이 큰 것으로 보이는 점) 등 이 사건 변론 과정에 나타난 여러 사정을 참작하면, 피고가 원고에게 지급하여야 할 위자료 액수를 3,000만 원으로 정함이 타당하다.

(24) 상대방이 결혼을 한 사람인지 여부는 교제 및 성관계를 결정함에 있어 매우 중요한 사실이다. 위 인정사실에 의하면, 피고 B가 유부녀인 사실을 속이고 원고와 교제한 일련의 행위는 원고의 성적 자기결정권을 침해하는 위법한 행위이고 원고가 이로 인하여 정신적 고통을 받았음은 경험칙상 명백하므로, 피고 B는 원고의 정신적 피해를 금전으로 위자할 의무가 있다.

손해배상책임의 범위에 관하여 보건대, 원고와 피고 B의 교제기간, 피고 B의 기망 내용과 정도 및 횟수, 기망이 밝혀진 이후의 정황, 원고가 피고 B의 배우자로부터 손해배상소송을 당하기까지 한 사정, 원고가 혼자 원고자녀를 양육하게 된 사정, 원고의 실질적 피해 정도 및 변론에 나타난 제반사정을 종합하여 위자료 액수는 30,000,000원으로 정한다.

(25) 우리 사회의 혼인과 성행위에 대한 인식 및 평가 등에 비추어 볼 때, 교제 상대를 선택하고 성관계를 포함한 교제 범위를 정하는 데에 있어서 상대방의 혼인 여부나 상대방과의 혼인 가능성은 매우 중요한 기초가 되는 사실이므로, 일방이 자신의 혼인사실에 관하여 적극적으로 허위의 사실을 고지하거나, 상대방으로 하여금 착오에 빠지도록 명시적 또는 묵시적으로 유도하여 성행위를 포함한 교제 관계를 유도하거나 지속하는 행태는 상대방의 성적 자기결정권을 침해하는 것으로 불법행위에 해당한다.

이 사건에 관하여 보건대,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을 종합하면, 피고는 기혼임에도 미혼인 원고에게 자신의 혼인사실을 숨기고 오히려 적극적으로 미혼 행세를 하며 원고와 교제하고 성관계를 맺었음이 인정되고, 피고의 이러한 행위는 원고의 성적 자기결정에 관한 자유로운 의사결정을 방해하여 성적 자기결정권을 침해한 것으로 불법행위에 해당한다. 이러한 피고의 불법행위로 인하여 원고가 정신적 고통을 받았음은 경험칙상 명백하므로, 피고는 원고가 입은 정신적 고통에 대하여 금전적으로나마 위자할 의무가 있다.

원고와 피고가 교제하게 된 경위, 교제기간(약 5년 6개월), 피고의 기망행위의 내용 및 정도(피고는 단순히 혼인 사실을 고지하지 않은 것뿐만 아니라 적극적으로 미혼인 척 행세하였고, 여러 차례 원고와 결혼할 의사가 있는 것처럼 원고를 적극적으로 기망하였다), 피고가 기혼자임이 밝혀진 후 보인 언행(피고는 기혼자임이 밝혀진 직후에도 원고에게 일체의 사과나 유감을 표명한 바 없고, 오히려 자신의 배우자를 ‘일을 도와주는 사람’이라거나 ‘이혼한 전처’라고 둘러대는 등 변명으로 일관하였다), 이 사건 변론 과정(피고는 이 사건 변론 과정에서도 ‘원고와 피고는 서양권 문화에 익숙하기 때문에 원고에게 혼인 사실을 알릴 필요가 없었다’거나, ‘원고와 피고가 결혼을 전제로 주고 받은 문자는 롤플레잉을 한 것에 불과하다’는 등 쉽게 납득하기 어려운 주장을 반복하여 원고의 정신적 피해를 가중하였다) 및 그 밖의 제반 사정을 고려하여, 피고가 원고에게 지급하여야 할 위자료 액수를 2,500만 원으로 정한다.

(26) 교제 상대를 선택하고 성관계를 포함한 교제 범위를 정하는 데에는 여러 요인이 작용할 수 있고 그중에는 상대방의 혼인 여부나 상대방과의 혼인 가능성도 포함될 수 있는데, 그러한 사항에 관하여 적극적·소극적 언동을 통해 허위사실을 고지하는 방법으로 상대방을 착오에 빠뜨려 성행위를 포함한 교제 관계를 유도하거나 지속하는 행태는 기망으로 상대방의 성적 자기결정권을 침해하는 것으로 불법행위에 해당한다.

피고는 결혼하여 자녀가 있는 사실을 숨기는 방법으로 원고를 기망하여 원고의 성적 자기결정권을 침해하였으므로 원고가 입은 정신적 고통을 배상할 의무가 있다.

위자료 액수에 관하여 보건대, 피고는 결혼하여 자녀가 있다는 사실을 숨긴 것에서 더 나아가 원고와 혼인할 것처럼 원고를 기망하였던 점, 원고가 피고에 속아 결혼준비를 하였고 가족과 지인, 직장에 결혼 계획을 알렸던 점, 원고는 현재도 우울감, 대인기피증 등에 시달리고 있는 점, 원고가 피고의 처 E(현재는 피고와 이혼함)으로부터 손해배상청구를 당한 점과 원고와 피고의 교제 기간 등을 고려하여, 위자료의 액수를 30,000,100원으로 정한다.

(27) 위 기초사실에 의하면, 피고는 적어도 C와 사실혼 경험이 있음에도 이를 밝히지 않고 결혼정보업체를 통해 초혼이라고 사실과 다른 정보를 제공하여 원고를 만나 교제하면서 성관계를 한 이래, 이후 C와 함께 살면서도 이를 알리지 않고 피고와 결혼을 전제로 교제한다는 의사를 갖고 있던 원고와 교제를 계속하면서 여러 차례 성관계를 하였다. 그런데 피고와 결혼을 전제로 교제한다는 의사를 갖고 있던 원고에게는 피고가 예전에 적어도 사실혼 관계에 있던 사람과 위와 같이 동거 중인지는 피고와의 교제나 성관계 여부를 결정함에 중요한 요소라고 볼 수 있는데 피고는 이를 속였고, 원고로서는 이를 알았다면 피고와 교제를 계속하면서 성관계를 하지 않았을 것으로 보이므로, 피고는 원고로 하여금 잘못된 사실판단 등에 기초하여 착오에 빠져 피고와 교제하면서 성관계를 하게 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이와 다른 피고 주장의 사정만으로는 이를 뒤집고 원고가 이를 알았더라도 피고와 성관계를 하였을 것이라고 보기에 부족하다.

따라서 위와 같은 원고와 피고의 일련의 교제 경과를 보면 적어도 위와 같이 C와 동거 중인 사실을속이고 원고와 교제하면서 성관계를 한 피고의 행위는 원고의 성적 자기결정에 관한 자유로운 의사결정을 방해하여 성적 자기결정권을 침해한 것으로 불법행위에 해당하고, 이로 인하여 미혼인 원고가 정신적 고통을 받았을 것임은 경험칙상 명백하므로, 피고는 원고가 입은 정신적 고통에 대하여 위자료를 지급할 의무가 있다.

위 기초사실과 앞에서 든 증거들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되는 원고와 피고가 만난 경위, 원고와 피고의 교제기간 및 교제 정도, 교제 중 피고가 보인 언행, 피고의 기망행위 내용 및 정도, 원고와 피고의 연령 및 직업, 위 사실 확인 후 원고가 받았을 당혹감과 배신감, 그 이후 피고의 언행 등 이 사건 변론에 나타난 제반 사정을 종합하면 위자료는 2,000만 원으로 정함이 상당하다.

(28) 위 인정사실에 의하면, 피고는 유부남인 사실을 숨기고 미혼남인 것처럼 행세하면서 원고를 기망하였고, 원고는 피고의 거짓말에 속아 그가 법률상 혼인을 한 배우자가 있는 사람임을 알지 못한 채 만남을 시작하면서 성관계까지 갖게 되었음을 알 수 있는바, 이러한 피고의 행위는 원고의 성적자기결정권을 침해하는 불법행위에 해당하므로, 피고는 원고가 입은 손해를 배상할 의무가 있다.

1) 적극적 손해

원고가 임신중절수술비용 및 약제비, 진료비 등으로 합계 1,383,650원을 지출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으므로, 원고가 입은 적극적 손해액은 1,383,650원으로 인정된다.

2) 일실 수입

원고가 임신중절수술로 인한 신체적 부담 및 정신적 고통의 치료 및 회복을 위하여 최소 5개월 이상의 휴식이 필요하다는 점에 관하여 보건대, 원고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이를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만한 증거가 없고, 그 밖에 원고가 임신중절수술과 관련하여 5개월 동안 입원하여 치료하였음을 인정할만한 증거도 없으므로, 일실수입에 관한 원고의 주장은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3) 위자료

원고와 피고가 만나 사귀게 된 경위, 원고와 피고의 교제기간, 피고가 한 기망행위의 내용과 정도, 그로 인한 원고의 충격, 원고가 임신중절수술로 인하여 신체적 및 정신적으로 큰 고통을 받았을 것으로 보이는 점 및 그 밖에 원고와 피고의 연령 등 이 사건 변론에 나타난 여러 사정들을 고려하면, 피고가 원고에게 지급하여야 할 위자료의 액수를 20,000,000원으로 정함이 상당하다.

(29) 미혼 여성에게 있어서 상대방이 기혼자인지 여부는 교제와 연인관계를 유지함에 있어 매우 중요한 사항이라고 할 것이다. 피고는 미혼 남성인 것처럼 행세하여 원고와 교제 및 성관계를 지속하였다.

원고는 피고가 미혼이라고 인식하여 피고와 교제를 계속한 것으로, 피고가 기혼인 사실을 알았었더라도 피고와 성관계를 지속하는 관계를 유지하였을 것으로 볼 만한 사정은 없다. 피고의 위와 같은 행위는 단순히 윤리적 또는 도덕적으로 비난받을 사안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원고의 성적 자기결정권을 침해하는 불법행위에 해당한다.

따라서 피고는 피고의 불법행위로 인해 발생한 원고의 치료비 손해와 정신적 손해를 배상할 의무가 있다.

우선 피고는 원고의 치료비 손해 27,400원을 배상하여야 한다. 다음으로 피고가 원고에게 지급하여야 할 위자료의 액수에 관하여 보건대, 원·피고의 나이, 경력, 교제기간, 피고의 기망의 정도, 이 사건 변론에 나타난 여러 사정을 참작하면 15,000,000원으로 정함이 타당하다.

(30) 성적 자기결정권은 스스로 선택한 인생관 등을 기초로 각자가 독자적으로 성적 가치관을 확립하고, 이를 바탕으로 자기 스스로 내린 결정에 따라 자기 책임 아래 상대방을 선택하고 성관계를 가질 권리를 의미하는데, 여성 입장에서도 상대 남성이 적극적인 애정을 표현하면서 성관계를 요구한다고 하더라도 혼전 성관계를 가질 것인지 여부는 여성 스스로 판단하고 그에 따르는 책임도 스스로 지는 것이 원칙이기는 하나, 위와 같은 성적 자기결정권은 누구나 다른 사람으로부터 부당한 간섭을 받지 아니하고 자신의 자유로운 의사에 기하여 상대방을 선택하고 성관계를 가질 권리를 의미하고, 나아가 우리 사회의 혼인과 성행위에 대한 인식, 이에 대한 평가 등에 비추어 볼 때 상대방이 결혼을 한 사람인지 여부는 성관계를 맺을 상대방을 선택함에 있어 매우 중요한 기초가 되는 사실이므로, 일방이 자신의 혼인사실에 관하여 상대방에게 적극적으로 허위의 사실을 고지하거나, 상대방으로 하여금 착오에 빠지도록 명시적 또는 묵시적으로 유도하는 행위는 모두 상대방의 성적 자기결정권을 침해하는 것으로 불법행위에 해당한다.

위 인정사실에 앞서 든 증거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 즉, ① 원고와 피고가 처음 만남을 갖게 된 ‘골드스푼’ 데이트 앱은 이용약관에 ‘법률혼 및 사실혼 상태이거나 이에 준하는 자’에 대하여 서비스 이용 신청 승낙을 유보하거나 거부할 수 있음을 명시하였고, 회원가입 신청시에도 ‘골드스푼은 법적으로 싱글인 사람만 가입가능합니다. 이를 위반할 시엔 강제탈퇴 및 민형사상 법적조치가 취해질 수 있습니다’는 경고문구를 게시한 점, ② 원고는 피고의 배우자였던 C으로부터 혼인관계 파탄을 원인으로 한 위자료 청구의 소를 제기당하였는데, 이에 대하여 원고는 피고가 당시 혼인관계 중이였음을 알지 못하였음을 이유로 C에 대하여 적극적으로 반소를 제기하였던 점 등을 종합해 보면, 원고는 피고의 명시적 또는 묵시적 언행으로 인하여 그의 혼인사실을 알지 못한 채 피고와 연인관계가 되고 성관계까지 갖게 되었음을 인정할 수 있다.

이러한 피고의 행위는 원고의 성적 자기결정에 관한 자유로운 의사결정을 방해하여 성적 자기결정권을 침해한 것으로 불법행위에 해당하고, 피고의 불법행위로 인하여 미혼 여성인 원고가 정신적 고통을 받았음은 경험칙상 명백하므로, 피고는 원고가 입은 정신적 고통에 대하여 금전적으로나 위자할 의무가 있다.

원고와 피고가 만난 경위, 교제기간과 정도, 교제 전후 피고가 원고에게 보인 언행, 피고의 기망행위의 내용과 정도, 기망행위가 드러나게 된 경위, 원고와 피고의 나이, 피고의 혼인사실을 알게 됨에 따라 원고가 받았을 당혹감과 배신감 등 원고의 피해 정도, 그 밖에 이 사건 변론 과정에 나타난 제반 사정을 고려하여 피고가 원고에게 지급하여야 할 위자료의 액수를 10,000,000원으로 정한다.

(31) 사람이 교제 상대를 선택하고 성관계를 포함한 교제 범위를 정하는 데에는 여러 요인들이 작용할 수 있고, 그중에는 상대방의 혼인 여부나 상대방과의 혼인 가능성도 매우 중요한 사실이라고 할 것이다. 따라서 그러한 사항에 관하여 상대방에게 적극적으로 허위사실을 고지하거나 상대방으로 하여금 착오에 빠지도록 명시적 또는 묵시적으로 유도하는 방법으로 성행위를 포함한 교제 관계를 유도하거나 지속하는 행태는 기망으로 상대방의 성적 자기결정권을 침해하는 것으로서 불법행위에 해당한다.

이러한 법리에 비추어 살피건대, 앞서 본 인정사실에 의하면, 피고는 미혼 여성인 원고에게 혼인 사실을 속이고 미혼 남성인 것처럼 행세하면서 원고를 기망하였고, 원고는 피고의 거짓말에 속아 그가 법률상 혼인을 한 배우자가 있는 사람임을 알지 못한 채 약 7개월 동안 교제하면서 수차례 성관계를 했는바, 이러한 피고의 행위는 원고에 대한 불법행위에 해당한다. 그리고 이로 인하여 원고가 정신적 고통을 받았음은 경험칙상 명백하므로, 피고는 원고가 입은 정신적 고통에 대하여 금전적으로나마 위자할 의무가 있다.

피고는 자신이 원고에게 유부남인 사실을 알리지 못한 상태에서 원고와 교제를 시작하고 유지한 것은 사실이나 피고는 원고와 서로 호감을 가지면서 자연스럽게 성관계를 하게 된 것이고 결혼을 전제로 성관계를 하였다고 할 수 없으므로 피고가 원고의 성적 자기결정권을 침해한 것은 아니라는 취지로 다툰다.

그러나 인격권의 기초가 되는 자유로운 의사결정권과 성적 자기결정권이 성교 상대방을 결정할 자유나 혼인할 자유를 보호하기 위한 권리에 국한되는 것이라고 볼 수는 없고, 오히려 성적 자기결정권은 사적인 영역에서 성적인 행동을 할 자유를 포괄하여 아우르는 개념이라고 할 것인바, 이 사건의 경우 앞서 본 사실들과 위에서 든 증거들에 의하여 추인되는 제반 사정을 종합하여 보면, 피고는 자신이 법률상 배우자가 있음에도 원고에게 유부남인 사실을 적극적으로 숨긴 채 원고와 교제를 하면서 여러 차례 성관계를 하였을 뿐만 아니라 자신의 지인들과 함께 만나는 자리에 원고를 여자 친구라고 소개하고 동석하는 등 사회통념상 혼인한 남자로서는 할 수 없는 행동을 하였고, 원고가 원하지 않았고 예상할 수 없었음에도 피고가 자신의 배우자에 대하여 하는 부정행위에 원고를 동참하도록 하였으며, 그로 인하여 원고로서는 상당한 정신적 충격을 받았을 것임은 경험칙상 명백하므로, 피고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

원고와 피고가 만난 경위, 원고와 피고의 교제 기간, 피고의 기망행위의 내용 및 그 수단과 방법, 이 사건으로 인한 원고의 피해 정도 등 이 사건 변론에 나타난 여러 사정들을 고려하면, 피고가 원고에게 지급하여야 할 위자료의 액수는 15,000,000원으로 정함이 상당하다.

(32) 피고는 원고에게 자신이 혼인한 사실을 말하지 않으면서 마치 원고와 혼인할 것처럼 말해 원고로 하여금 성관계에 나아가도록 하여 원고의 성적 자기결정권을 침해하였다고 봄이 상당하다.

① 원고는 2023. 6. 18. 피고와, C의 아내와 피고의 관계를 의심하는 C에 관한 전화통화를 하던중 피고에게 “그냥 그래, ‘결혼할 사람도 있는데 내가 그러겠냐?’고”라고 말하자 피고가 원고에게 “그러니까”라고 답변하였고, 원고가 다시 “아니 그렇게 얘기를 해, 그냥”이라고 말하는 등 원고와 피고는 서로를 결혼할 사람이라고 전제하고 대화를 하였는데, 원고가 피고의 결혼사실을 알았다면 위와 같은 말을 하지 않았을 것으로 보인다.

② 피고의 지인인 D은 2023. 7. 6. 원고와 전화통화를 하던 중 원고에게 ‘피고와는 만나면 안 되는 사이다’라는 취지로 말을 하였고, 그 과정에서 원고는 피고가 결혼한 사람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③ 원고는 D으로부터 피고의 결혼사실에 관하여 들은 후 같은 날 피고에게 전화하여 “아니, 됐어. 나는 됐고, 너 결혼했다며?”라고 말하자 피고는 원고에게 “뭐라고? 누가 그래, 또 그거는?”이라고 답변하였는데, 원고가 피고의 결혼사실을 알고 있었다면 피고가 위와 같이 답변하지 않았을 것으로 보인다.

④ 원고가 피고의 결혼사실을 알았기 때문에 원고와 피고는 여행을 가거나 사진을 찍지 않았으며, 피고의 아내에게 들키지 않기 위해 한 달에 1~2번 정도 만났다고 주장하나, 연인사이의 교제모습은 연인마다 다 다르고, 원고와 피고가 자주 연락하였던 것으로 보이는 사정, 원고와 피고의 전화통화 내용, 피고가 C의 아내로부터 강간 등 혐의로 고소당하여 난처한 상황에 처해있을 때에도 원고와 자주 통화하면서 대화한 사정 등으로 볼 때 원고가 주장하는 사정만으로 원고가 피고의 결혼사실을 알았거나 원고와 피고가 교제하지 않았다고 볼 것은 아니다.

이와 같이 피고는 원고와 교제를 하던 중 다른 여성과 결혼을 하였고, 결혼한 후에도 원고에게 이러한 사실을 말하지 않고 원고와의 혼인 의사가 있는 것처럼 거짓 언행을 계속하며 원고와 교제하고 성관계를 가졌다. 피고의 이러한 기망행위는 원고의 성적 자기결정권을 침해하는 것으로서 불법행위에 해당한다. 피고의 이러한 불법행위로 인하여 원고가 정신적 고통을 받았을 것임은 경험칙상 명백하므로, 피고는 원고에게 원고가 입은 정신적 고통에 대한 위자료를 지급할 의무가 있다.

앞서 본 인정사실과 앞서 든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원고와 피고의 나이와 신분 및 상태, 원고 피고가 서로 알게 되고 교제하게 된 경위, 원고와 피고의 교제기간과 내용 및 정도, 피고의 기망행위의 내용과 정도, 교제 전후의 피고의 언행과 태도, 피고의 결혼사실이 밝혀진 후의 피고의 태도, 원고가 피고의 결혼사실을 알게 된 후 정신과 치료를 받은 사정 등 이 사건 변론에 나타난 여러 사정을 종합하면, 위자료를 30,000,000원으로 정함이 타당하다.

(33) 성적 자기결정권은 스스로 선택한 인생관 등을 기초로 각자가 독자적으로 성적 가치관을 확립하고, 이를 바탕으로 자기 스스로 내린 결정에 따라 자기 책임 아래 상대방을 선택하고 성관계를 가질 권리를 의미하는바, 여성 입장에서도 상대 남성이 적극적인 애정을 표현하면서 성관계를 요구한다고 하더라도 성관계를 가질 것인지 여부는 여성 스스로 판단하고 그에 따르는 책임도 스스로 지는 것이 원칙이다.

위와 같은 성적 자기결정권은 누구나 다른 사람으로부터 부당한 간섭을 받지 아니하고 자신의 자유로운 의사에 기하여 상대방을 선택하고 성관계를 가질 권리를 의미한다고 보아야 하는바, 우리 사회의 혼인과 성행위에 대한 인식, 이에 대한 평가 등에 비추어 볼 때 상대방이 결혼을 한 사람인지 여부는 성관계를 맺을 상대방을 선택함에 있어 중요한 기초가 되는 사실이므로, 일방이 자신의 혼인사실에 관하여 상대방에게 적극적으로 허위의 사실을 고지하거나, 상대방으로 하여금 착오에 빠지도록 명시적 또는 묵시적으로 유도하는 행위는 상대방의 성적 자기결정권을 침해할 소지가 크다. 그러나 혼인사실의 여부는 성관계를 맺을 상대방이 누구인지, 성관계를 맺게 된 경위, 둘 사이에 성관계가 갖는 의미, 성관계후의 정황 등 구체적 상황에 따라 그 중요성, 성적 자기결정권에 미치는 영향이 달라질 수 있다.

위 기초사실에 의하면, 피고는 법률상 혼인을 한 배우자가 있는 사람으로서 미혼 여성인 원고에게 혼인사실을 숨기고 원고와 성관계를 갖게 되었다고 볼 수 있으나, 원고와 피고가 처음으로 성관계 맺고 그 이후 2번의 성관계를 가지게 된 것은 성관계 파트너를 구하는 채팅 어플을 통한 것이었던 점, 그 후의 약 5개월간 카카오톡 메신저나 전화를 통한 연락이 있기는 하였으나 실제 만남은 오직 성관계를 목적으로 이루어진 것으로 보일 뿐 일반적이고 정상적인 연인관계에 있던 것은 아닌 것으로 보이는 점 등 이 사건 변론에 나타난 제반 사정에 비추어 볼 때 피고가 유부남인지 여부가 원고가 피고를 성관계의 상대방으로 결정함에 있어 중요한 고려 요소였다고 단정하기 어려우므로, 비록 피고가 원고에게 유부남이라는 사실을 고지하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이러한 사정만으로 원고가 피고를 성적 상대방으로 결정함에 있어 성적 자기결정권을 침해당하였다고 할 수 없다. 따라서 원고가 성적 자기결정권을 침해당하였음을 전제로 하는 원고의 위 주장은 나머지 점에 관하여 더 살필 필요 없이 이유 없다.

(34)  당사자 쌍방이 합의에 의하여 성관계를 맺었더라도 일방의 하자 있는 의사에 기한 경우에는 상대방이 그로 인하여 형사상의 책임을 지지 않는 경우라도 상대방의 행위가 공서양속에 위반한 것인 때에는 일방의 성적 자기 결정권을 침해한 것이 되어 불법행위를 구성한다. 여기서 성적 자기결정권은 다른 사람으로부터 부당한 간섭을 받지 아니하고 자신의 자유로운 의사에 기하여 상대방을 선택하고 성관계를 가질 권리를 의미하고, 나아가 우리 사회의 혼인과 성행위에 대한 인식 및 이에 대한 평가 등에 비추어 볼 때 상대방이 결혼을 한 사람인지 여부는 성관계를 맺을 상대방을 선택함에 있어 매우 중요한 기초가 되는 것이 사실이므로, 일방이 자신의 혼인사실에 관하여 상대방에게 적극적으로 허위의 사실을 고지하거나 상대방으로 하여금 착오에 빠지도록 유도하여 상대방으로 하여금 성관계에 나아가도록 한 경우에는 법적으로 용인되는 정도를 넘어 상대방의 성적 자기결정권을 침해하는 것으로서 민사상 불법행위에 해당된다.

원고와 피고는 2023. 8.경 ‘블라인드’라는 직장인 커뮤니티 어플리케이션에서 알게 되어 2023. 9.경 처음 만나 그 무렵부터 2023. 11.경까지 교제하였고, 교제기간 동안 여러 차례에 걸쳐 성관계를 가진 사실, 피고는 원고와 교제하면서 원고에게 자신의 이름, 나이를 사실과 달리 말하고, 결혼을 한 사실을 말하지 않은 사실이 인정되고, 피고의 이러한 행위는 원고의 성적 자기결정권을 침해하는 불법행위에 해당하며, 피고의 위와 같은 불법행위로 인하여 원고가 정신적 고통을 받았을 것임은 경험칙상 명백하므로, 피고는 원고에게 원고의 정신적 고통에 대한 위자료를 지급할 의무가 있다.

이에 대하여, 피고는 원고와 결혼을 전제로 한 진지한 교제가 아닌 가벼운 만남을 하였을 뿐이어서 자신의 신상(이름, 나이, 결혼 유무)은 만남에 있어 중요한 요소가 아니었으므로, 원고에게 자신의 신상을 제대로 밝히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불법행위가 성립하지 않는다는 취지로 주장하나, 피고가 원고와 결혼을 전제로 한 교제를 하였는지 여부와 상관없이 피고의 결혼 유무는 원고가 피고와 성관계를 가질 것인지 여부를 결정함에 있어 중요한 요소라 할 것이므로, 피고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

원고와 피고가 교제한 경위와 기간, 피고가 원고를 기망한 행태와 성관계 횟수, 원고가 불법행위를 인지한 이후 피고가 보인 태도, 원고가 받았을 것으로 보이는 정신적 고통의 정도 등 이 사건 변론에 나타난 제반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위자료의 액수를 15,000,000원으로 정한다.

(35) 위 인정사실에 의하면, 피고는 처음부터 자신이 C과 사귀고 있고 결혼하기로 약속하였다는 사실을 원고에게 숨기고 ‘여자친구와 연애를 하다가 얼마전에 헤어졌다’고 거짓말하여 원고를 기망하였고, 원고는 피고의 말에 속아 그가 결혼약속을 한 여자가 있는 사람임을 알지 못한 채 만남을 시작하면서 성관계까지 갖게 되었음을 알 수 있는 바, 이러한 피고의 행위는 원고의 성적자기결정권을 침해하는 불법행위에 해당되고, 피고의 이와 같은 불법행위로 인하여 원고가 정신적 고통을 받았을 것임은 경험칙상 명백하므로, 피고는 원고에게 그 정신적 고통에 대한 위자료를 지급할 의무가 있다.

이에 대하여 피고는, 원고와 피고가 처음 만난 날에 호텔에 투숙하여 유사성행위를 하였고, 원고가 피고에게 전화번호를 알려주지 않고 카카오톡으로만 연락한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원고와 피고가 결혼을 전제로 연인관계로서 진지한 만남을 가진 것이 아니라 오로지 성관계만을 목적으로 하는 성관계파트너로서 만난 사이라고 할 것이므로, 피고의 행위가 원고의 성적자기결정권을 침해하는 불법행위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주장하나, 피고가 들고 있는 위와 같은 사정들이나 그 밖에 피고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원고와 피고가 오로지 성관계만을 목적으로 하는 성관계파트너로서 만난 사이라고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만한 증거가 없으므로, 피고의 위 주장은 이유없다.

원고와 피고가 처음 만나서 사귀게 된 경위, 원고와 피고의 교제기간, 피고가 한 기망행위의 내용과 정도, 피고가 결혼식을 하고 신혼여행을 떠나는 날인 2021. 9.말경까지도 다른 여자와 결혼한다는 사실을 원고에게 알리지 않았고, 일방적으로 원고와의 카카오톡을 차단하여 연락을 끊은 사실 및 그로 인한 원고의 정신적 충격, 원고와 피고의 연령 등 이 사건 변론에 나타난 여러 사정들을 고려하면, 피고가 원고에게 지급하여야 할 위자료의 액수를 7,000,000원으로 정함이 상당하다.

(36) 사람이 교제 상대를 선택하고 성관계를 포함한 교제 범위를 정하는 데에는 여러 요인들이 작용할 수 있고, 그중에는 상대방의 혼인 여부나 상대방과의 혼인 가능성도 매우 중요한 사실이라고 할 것이다. 따라서 그러한 사항에 관하여 허위사실을 고지하는 방법으로 상대방을 착오에 빠뜨려 성행위를 포함한 교제 관계를 유도하거나 지속하는 행태는 기망으로 상대방의 성적 자기결정권을 침해하는 것으로 불법행위에 해당한다.

비록 원고와 피고가 모두 미혼남녀이기는 하지만, 위 인정사실과 앞서 든 증거들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 즉 ① 원고와 피고 모두 30대 초중반의 남녀이고 지인의 소개로 만난 점 등에 비추어 결혼을 전제로 연인관계로 발전한 점, ② 원고와 피고 사이의 카카오톡 메시지와 대화 녹취록 등에 비추어 보면, 피고는 원고에게 결혼할 것처럼 적극적으로 언동한 것으로 보이는 점, ③ 이러한 상태에서 원고가 임신을 한 상황이라면, 피고는 원고가 임신을 유지하고 출산할 수 있도록 함이 일반적인 상식일 것인데, 오히려 임신중절수술을 하도록 강요하여 원고와 피고의 교제가 중단되고 원고와 피고 사이의 결혼을 불가능하게 만든 점 등을 종합하여 보면, 피고는 원고와 혼인할 것처럼 적극적으로 언동하여 원고의 성적 자기결정권을 침해하고 임신중절수술을 받을 것까지 강요하는 불법행위(이하 ‘이 사건 불법행위’라 한다)를 저질렀다고 봄이 타당하다. 따라서 피고는 이 사건 불법행위로 인하여 원고가 입은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

이에 대하여 피고는, 원고를 기망하여 성관계를 가지지 않았고 원고가 임신중절수술을 받을 것을 강요하지 않았다고 주장하나, 피고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위 사실인정을 뒤집기에 부족하다.

원고는 이 사건 불법행위로 인하여 합계 185,460원의 치료비를 지출한 사실이 인정된다. 따라서 적극적 손해는 185,460원이다.

원고와 피고가 미혼 남녀인 점, 원고와 피고가 만난 경위, 원고와 피고의 교제 기간, 피고의 불법행위의 내용 및 그 수단과 방법, 이 사건으로 인한 원고의 피해 정도 등 이 사건 변론에 나타난 여러 사정들을 고려하여, 위자료의 액수는 8,000,000원으로 정한다.

(37) 교제 상대를 선택하고 성관계를 포함한 교제 범위를 정하는 데에는 여러 요인이 작용할 수 있고 그중에는 상대방의 혼인 여부나 상대방과의 혼인 가능성도 포함될 수 있는데, 그러한 사항에 관하여 적극적·소극적 언동을 통해 허위사실을 고지하는 방법으로 상대방을 착오에 빠뜨려 성행위를 포함한 교제 관계를 유도하거나 지속하는 행태는 기망으로 상대방의 성적 자기결정권을 침해하는 것으로 불법행위에 해당한다.

앞서 든 증거들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면, 유부남인 피고가 데이팅앱에서 원고와 연락하고 성관계를 갖거나, 함께 여행을 가는 등 교제를 시작하고 이를 지속하는 과정에서 자신의 혼인 사실에 관하여 명시적·묵시적으로 원고를 기망함으로써 원고의 성적 자기결정권을 침해하였다고 인정되고, 이로 인하여 원고가 정신적 고통을 받았음은 경험칙상 명백하다.

나아가 피고가 원고에게 배상하여야 할 위자료 액수에 관하여 보건대, 앞서 본 증거들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비추어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실들 및 사정들, 즉 ① 피고는 이 사건 어플리케이션이 가벼운 만남 또는 성관계를 목적으로 하는 만남을 전제로 하는 사람들이 모이는 것이라고 생각하였음에도 이 사건 어플리케이션에 가입하였고 원고에게 말을 걸었고, 자신이 유부남인 사실을 원고에게 고지하지 않고, 오히려 ④항과 같이 적극적으로 원고를 기망한 점, ② 원고는 피고와 카카오톡으로 메시지를 주고받으면서 피고에게 만나는 사람이 없는지, 썸녀나 파트너를 포함하여 만나는 사람이 없는지 확인하였고, 피고에게서 만나는 사람이 없다는 취지의 답을 들은 후에 성적인 이야기를 시작하였던 점, ③ 피고가 원고와 처음 만나기 전에 원고에게 ‘사귀는게 먼저인지, 우리는 뭐부터 시작할 것인지’ 묻자 원고가 명시적으로 “저는 파트너 이런거 관심없어요. 엄청 시리어스하자는건 나도 싫은데 그래도 진실되면 좋겠어요.”라고 말하는 등 피고에게 교제하는 여성이 있는 경우에 만남을 이어가지 않겠다는 취지로 말하기도 하였던 점, ④ 피고는 원고와 교제하는 과정에서도 원고가 다른 여성과의 관계에 관하여 묻자 예전에 사귀었다가 파혼한 사람이라고 답하기도 하는 등 원고를 적극적으로 기망하였던 점, 그 밖에 원고와 피고의 교제 기간, 원고와 피고의 연령 등을 고려하면, 위자료의 액수는 900만 원으로 정함이 상당하다.

(38) 헌법 제10조는 “모든 국민은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를 가지며, 행복을 추구할 권리를 가진다. 국가는 개인이 가지는 불가침의 기본적 인권을 확인하고 이를 보장할 의무를 진다.”라고 규정하여 개인의 인격권과 행복추구권을 보장하고 있다. 개인의 인격권·행복추구권에는 개인의 자기운명결정권이 전제되는 것이고, 이 자기운명결정권에는 성행위 여부 및 그 상대방을 결정할 수 있는 성적(性的) 자기결정권이 포함되어 있다[헌법재판소 2009. 11. 26. 선고 2008헌바58, 2009헌바191(병합) 결정 참조].

위 인정사실에 의하면, 피고는 위계에 의하여 원고의 성적 자기결정권을 침해하고 위계에 의하여 낙태하게 함으로써 임부인 원고의 자기결정권 및 원고의 신체를 침해하여 원고에게 정신적 고통을 가하였다고 할 것이므로, 피고는 그로 인하여 원고가 입은 정신적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

법원이 불법행위로 인한 위자료를 산정함에 있어서는 피해자의 연령, 직업, 사회적 지위, 재산 및 생활상태, 피해로 입은 고통의 정도, 피해자의 과실 정도 등 피해자 측의 사정에 가해자의 고의, 과실의 정도, 가해행위의 동기, 원인, 가해자의 재산상태, 사회적 지위, 연령, 사고 후의 가해자의 태도 등 가해자 측의 사정까지 함께 참작하는 것이 손해의 공평부담이라는 손해배상의 원칙에 부합한다(대법원 2009. 12. 24. 선고 2007다77149 판결 참조).

이 사건 변론에 나타난 다음과 같은 여러 사정들을 함께 참작하여 피고가 지급하여야 할 위자료의 액수를 200,000,000원으로 정한다.

① 피고가 다른 여성과 혼인한 시점을 기준으로 할 때 원고는 6년이라는 긴 세월 동안 성적 자기결정권을 침해당하였다. 특히 그 시기는 원고가 26세부터 32세까지의 인생의 중요한 시기일 때로서 원고는 피고의 불법행위로 인하여 자기운명결정권을 심각하게 침해당하였다.

② 피고는 3차례에 걸쳐 결혼식 날짜를 잡고 자신의 어머니의 대역을 내세워 상견례까지 하는 등 불법행위를 지속하기 위하여 온갖 불량한 방법을 동원하였다.

③ 원고는 피고의 불법행위로 인하여 2차례에 걸쳐 낙태를 하는 아픔을 겪었다.

④ 원고가 위와 같이 오랜 세월 동안 결혼식이 거듭 취소되고 낙태를 하게 된 이유를 깨닫게 되었을 때 받았을 정신적 고통의 정도는 감히 가늠하기가 쉽지 아니하다.

⑤ 피고는 자신의 불법행위가 발각된 후 ‘사진과 영상을 유포하겠다’고 원고를 협박하기도 하였고, 이 사건 소송과정에서는 ‘낙태약을 건네준 사실이 없다’고 허위 주장을 하기도 하였다.

(39) 성적 자기 결정권은 스스로 선택한 인생관 등을 기초로 각자가 독자적으로 성적 가치관을 확립하고, 이를 바탕으로 자기 스스로 내린 결정에 따라 자기 책임 아래 상대방을 선택하고 성관계를 가질 권리를 의미하는바, 여성 입장에서도 상대 남성이 적극적인 애정을 표현하면서 성관계를 요구한다고 하더라도 혼전 성관계를 가질 것인지 여부는 여성 스스로 판단하고 그에 따르는 책임도 스스로 지는 것이 원칙이기는 하나, 위와 같은 성적 자기 결정권은 누구나 다른 사람으로부터 부당한 간섭을 받지 아니하고 자신의 자유로운 의사에 기하여 상대방을 선택하고 성관계를 가질 권리를 의미하고, 나아가 우리 사회의 혼인과 성행위에 대한 인식, 이에 대한 평가 등에 비추어 볼 때 상대방이 결혼을 한 사람인지 여부는 성관계를 맺을 상대방을 선택함에 있어 매우 중요한 기초가 되는 사실이므로, 일방이 자신의 혼인사실에 관하여 상대방에게 적극적으로 허위의 사실을 고지하거나, 상대방으로 하여금 착오에 빠지도록 명시적 또는 묵시적으로 유도하는 행위는 모두 상대방의 성적 자기 결정권을 침해하는 것으로 불법행위에 해당한다.

이 사건에 관하여 살피건대, 위 인정사실에 의하면, 피고는 법률상 혼인을 한 배우자가 있는 사람으로서 미혼인 원고에게 혼인사실을 숨기고 만남을 유지하고 원고로 하여금 피고를 자신의 연인 또는 혼인 상대라고 생각하도록 하여 여러 차례 성관계를 갖게 하였는바, 이와 같은 행위는 원고의 성적 자기결정권을 침해한 것으로 불법행위에 해당한다. 이로 인하여 원고가 정신적 고통을 받았음은 경험칙상 명백하므로, 피고는 원고가 입은 정신적 고통에 대하여 금전적으로나마 위자할 의무가 있다.

피고는 이에 대하여, 원고가 피고가 혼인 중임을 알 수 있었다는 취지로 주장하므로 살피건대, 원고의 피고의 행동에 대하여 다소 의구심을 가지고 있었다고 하더라도 피고가 혼인 중임을 정확하게 알게 된 것은 피고가 가족관계증명서 교부를 거부한 2022. 5. 무렵임은 앞서 본 바와 같은바, 그 이전에 원고가 피고의 가족관계를 알 수 있었다고 볼 수는 없다고 할 것이다.

피고는 다음으로, 원고가 피고의 컴퓨터를 통하여 알게 된 C에게 연락하여 자신과의 관계를 알린 것은 정보통신망법위반 및 명예훼손이라고 주장하므로 살피건대, 채무가 고의의 불법행위로 인한 것인 때에는 그 채무자는 상계로 채권자에게 대항하지 못하는바(민법 제496조), 위 주장사실을 들어 원고에게 대항할 수는 없다고 할 것이다.

원고와 피고가 만난 경위, 원고와 피고의 교제기간, 피고의 기망행위의 내용 및 정도, 원고와 피고의 연령, 피고가 기혼자임이 밝혀진 후 원고와 피고가 보인 언행, 원고의 피해 정도(이 사건 직후 피고 처가 제기한 위자료 청구에 노출된 점) 등 이 사건 변론 과정에 나타난 여러 사정을 참작하면, 피고가 원고에게 지급하여야 할 위자료 액수를 20,000,000원으로 정함이 타당하다.

(40) 성적 자기결정권은 스스로 선택한 인생관 등을 기초로 각자가 독자적으로 성적 가치관을 확립하고, 이를 바탕으로 다른 사람으로부터 부당한 간섭을 받지 아니하고 자신의 자유로운 의사에 기하여 자기 책임 아래 상대방을 선택하고 성관계를 가질 권리를 의미한다. 여성 입장에서도 상대 남성이 적극적인 애정을 표현하면서 성관계를 요구한다고 하더라도 성관계를 가질 것인지 여부는 여성 스스로 판단하고 그에 따르는 책임도 스스로 지는 것이 원칙이다. 형사처벌의 대상이 되는 폭력이나 위력 등을 수반한 성적 자기결정권 침해행위 이외에도, 법적으로 용인되는 정도를 넘어 기망 등의 방법으로 타인의 성적 자기결정권을 침해하는 경우 민사상 불법행위를 구성할 수 있다 할 것이나, 법적으로 용인되는 정도를 넘어 성적 자기결정권을 침해하였다고 판단하기 위해서는, 단지 성관계에 이르는 과정에서 기망 등의 요소가 있었다는 사정만 가지고 평가할 것이 아니라, 성관계에 이를 때까지 성적 자기결정권 행사에 영향을 미친 언사와 행위 등 여러 정황들을 종합하여 우리 사회의 건전한 상식과 법 감정에 비추어 판단하여야 할 것이다.

앞서 든 증거와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해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에 비추어 보면, 피고의 행위로 원고의 성적 자기결정권이나 인격권이 침해되었다고 볼 수 없으므로, 원고의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

① 원고가 처음 피고를 만난날 피고에게 배우자가 없다는 사실을 신뢰하거나 향후 연인관계로 발전하기 위하여 피고와 성관계를 맺은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 원고가 피고에게 자신의 이름을 속였던 점, 원고와 피고가 만난 장소와 경위 등을 고려하면, 원고와 피고 모두 단발성 만남을 목적으로 나이트클럽에 갔던 것으로 추정된다. 이러한 점에서 피고가 원고와의 성관계를 위하여 원고에게 혼인 사실을 숨길 이유도 없었을 것이다.

② 원고가 상대방의 혼인 여부가 상대방과의 성관계를 맺기 위한 중요한 요건으로 생각하였음에도 위와 같은 경위로 피고와 성관계를 맺는다는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 피고의 혼인 여부가 원고가 피고를 성관계의 상대방으로 결정함에 있어 중요한 고려요소였다고 단정하기 어렵다.

③ 원고와 피고 사이의 관계는 약 20일 정도 유지되었고, 4차례 성관계를 가졌다. 이러한 점과 원고와 피고 사이의 대화 내용에 비추어 보면, 원고와 피고가 통상적인 연인관계에 있었던 것으로 보기 어렵고, 원고와 피고 모두 진지한 연인관계로 발전하거나 혼인을 염두에 둔 관계로 나아가기 위해 노력한 것으로도 보이지도 않는다.

④ 원고의 주장에 의하면 피고의 혼인 사실에 관한 기망행위는, 원고가  피고에게 결혼에 대한 생각을 물었는데 피고가 ‘본인이 조금 더 안정적이게 되면 결혼을 하고 싶다’는 취지로 말한 것이다. 우선 그 사실을 인정할 증거가 없다. 그 사실을 인정하더라도 앞서 본 것처럼 피고가 유부남인지 여부를 피고와의 성관계를 결정함에 있어 중요 요소로 보지 않았던 원고가 첫 만남 이후 그 결정의 중요 요건으로 인식하기 시작하였다고 보기 어렵다. 설령 원고의 태도나 입장이 변경된 것이라도 그러한 인식의 변화가 위와 같은 피고에 대한 질문으로 명확히 드러났다고 보기 어렵고, 처음 만난 날 원고와 성관계를 맺었던 피고가 원고의 그 질문만으로 원고의 태도 변화를 인식하였다고 볼 수도 없다. 이러한 점에서 피고의 위 말을 원고의 성적 자기결정권 침해를 위한 기망행위로 평가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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